소녀시대는 2009년 올해 두장의 미니앨범을 발매했다. "Gee""소원을 말해봐(Genie)"는 올해 가장 히트한 싱글 넘버가 될 가능성이 높다. "Gee"는 후크송(Hook Song)이 대세인 올해 전반기에 가장 많이 울려 퍼진 곡중에 하나이며 후반기에 많은 논란과 함께 발매된 "소원을 말해봐(Genie)"는 올해 후반기에 굳이 걸그룹중에서 꼽지 않아도 가장 유명한 곡이 될 가능성이 높다.

소녀시대를 얘기하기전에 S.E.S와 핑클에 대해서 한번 얘기 해보자. 90년대의 가장 뛰어난 두 걸그룹인 두 아이돌은 거대 기획사 SM과 DSP가 만들어낸 완성도 높은 상품이였다. 분명한것은 둘이 쌍벽을 이뤘던 90년대를 넘어서면서 두 기획사의 빛과 어둠은 극명하게 갈리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SM은 하나의 시스템을 만들고 아이돌에 대한 노하우가 천착되었으나 DSP는 그러지 못했다. 현재의 상황으로 보자면 동방신기와 SS501,소녀시대와 카라로 비교해 볼 수 있다.  카라는 핑클의 모습과 전략을 그대로 답습했으나 소녀시대는 SM의 시스템이 만들어낸 고도의 완성된 아이돌에 가깝다는 것은 SM의 발전을 의미한다.

참고글 : 2008/07/05 - [Musiq/Review] - 시스템이 만든 아이돌, 개인이 만든 아이돌


아이돌이라는 것은 하나의 대중문화인 동시에 기획사라고 하는 기업에 의해 만들어진 상품이다. 여기에 예술성을 부여하거나 탈상업주의는 대중에게 받아들이기 어렵게 하는 요소중에 하나가 될 가능성이 높다. 상품이라는 것은 자체의 완성도를 떠나서 얼마나 구매력을 자극하느냐 수요에 만족하느냐하는 것을 중요시 여긴다. 특히 하나의 브랜드에 고객이 가지는 고객 로열티(충성도)는 무조건적인 구매를 자극한다. 소녀시대라는 아이돌, 즉 상품은 많은 사람들의 다양한 수요를 충족시킨다. 9명의 멤버들이 다양한 개성을 가지고 있으며 예능과 드라마를 비롯한 여러가지 대중 문화 분야에서 활동중이다. 또한 이는 대중에 대한 접근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FM 라디오 청취자들은 DJ로서의 소녀시대 태연에 대해서 인지하고 있을것이며, 드라마를 좋아하는 이에게 소녀시대 윤아는 그리 어색한 이름이 아니다.

분명히 강한 개성을 가진 9명의 개개인의 이미지는 대중에게 각인되는 중요한 요소이다. 앞에서 말한 것처럼 아이돌은 상품이다. 이 상품이 가진 이미지는 상품의 소비를 적절하게 만들어준다.  멤버 개개인의 이미지와 그 이미지의 총합인 소녀시대라는 이미지는 소비되기 쉽다. 예를 들면 M.NET의 "소녀 학교에 가다"라던지 "소녀시대의 팩토리걸","소녀시대의 헬로우 베이비",MBC '일요일 일요일 밤에-소녀시대의 힘내라 힘'은 소녀시대의 이미지를 소비하는 동시에 그 이미지를 극대화 시켜주는 장치이다. 학교에 간 소녀시대,일하는 소녀시대,아이 키우는 소녀시대,응원하는 소녀시대는 분명히 기존의 소녀시대 이미지에 약간의 변형을 가해서 다양성을 부여한다.  이 다양성은 기존의 소녀시대에 대한 수요뿐만이 아니라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는 공급이다.

그리고 이번 미니 앨범의 타이틀인 "소원을 말해봐(Genie)"는 그 기존의 발랄한 이미지의 소녀시대에 섹시함이라는 요소를 추가한다. 원더걸스가 "Tell Me","So Hot","Nobody"에서 보여준 일관적인 이미지에 비해서 소녀라는 일관된 이미지에 여러가지 다양한 이미지를 가미한 소녀시대는 확실히 완성형 아이돌에 가깝다. 고객의 다양한 수요에 대한 다양한 공급으로서 고객을 만족시켜주는 정말 잘 만든 상품이기 때문이다.

잘 만든 상품인 "소녀시대"는 철저히 시장세분화를 통해서 멤버 개인의 이미지를 창출해냈다. 발랄한 이미지,청순한 이미지,감성적인 이미지,섹시한 이미지,재미있는 이미지,귀여운 이미지,오크이미지등은 개개인의 특성에 맞게 기획사와 팬에 의해 잘 부여되었으며 그 이미지는 소녀시대라는 총합체로 잘 빛나고 있다. 그 때문에 "Tell Me","So Hot","Nobody"의 빅히트를 기록하고 국민여동생이라는 소희가 속해있는 원더걸스보다는 CF시장에서나 예능에서 훨씬 두각을 보여주고 있다. 실 예로 가장 치열한 광고 분야인 핸드폰 광고만 봐도 소녀시대는 시장의 공룡기업인 삼성의 애니콜의 모델에 CF모델로 쓰였고 원더걸스는 핑클의 NOW를 패러디한 KTF Ever의 광고모델로 쓰였다. 이는 분명히 모델료등의 여러가지 요인이 작용했겠지만 소비자가 느끼는 이미지도 적지 않게 작용했다고 보여진다.



이번 미니앨범의 타이틀곡인 "소원을 말해봐(Genie)"은 발매전 부터 많은 화제를 불러 일으켰다. SM에서는 그들의 사진을 통해서 의상의 컨셉을 통해서 이번 앨범의 소녀시대의 이미지(앨범의 음악적 방향성이 아닌)을 공개했고 앨범커버를 공개했으며 티져영상을 공개하고나서 두곡의 음원을 차례대로 온라인 음원사이트에 공개했고 마지막으로 M/V와 공중파 음악 프로그램을 통해서 에어플레이를 대대적으로 시작했다.

그 와중에 앨범 커버에 제로센 전투기는 큰 논란을 일으켰고 결국 아트웍을 수정한 이후에 그 논란은 잠잠해졌다. 이것을 단순한 디자이너의 실수로 볼것인가 노이즈 마케팅으로 볼것인가 하는 문제는 여전히 논란거리로 남아있지만 전자로 보는 것보다 후자의 경우는 상황의 심각성이 커진다. 노이즈 마케팅의 수준이 과했으며 반응 또한 예상 외로 격렬했다. 기획사의 계획적인 노이즈 마케팅이라고 본다면 그들이 예상한 정도를 넘어선 부정적인 반응이 나왔으며 그 대응 또한 수박 겉핡기에 불과했다는 점이 여전히 아쉬운 점으로 남는다.

이 글을 쓰는 사람(필자라는 표현은 너무 거창하다)은 개인적으로 이 앨범의 티져동영상이 공개되었을때만 해도 그들이 일본의 테크노 유닛인 퍼퓸의 음악과 유사한 스타일을 취하지 않을까하는 몹쓸 예상을 해보았다. 그도 그럴것이 SM은 분명히 세계 제2위의 규모인 일본시장을 타겟으로 하는 아이돌을 만들어냈고 아벡스와 협력을 통해서 보아라는 일본을 공략한 한국 아이돌을 만든 노하우도 있었기 때문에 일본에서 가장 대중적인 인기가 높은 퍼퓸의 스타일을 차용할 가능성은 있었다.

이 예측은 어느정도는 맞았지만 완벽하게 들어 맞지는 못했다. 가볍지 않은 신디사이저의 음향과 강한 비트의 일렉트로니카 성향은 분명히 비슷은 하지만 그것을 표현함에 있어서는 소녀시대의 노래는 날것에 가까운 성향이고 퍼퓸은 전자음의 껍질이 크게 둘러 쌓여있다. 비록 일렉트로니카의 껍데기를 붙혀놨지만 소녀시대의 노래는 전형적인 "SMP(SM Performance)"에 더 가깝게 들린다. 중간에 붙혀진듯한 메인 보컬 3명의 솔로 파트라던지 효연이 나와서 솔로 댄스를 추는 파트등은 SMP의 전형성에 가깝다. 오히려 이 앨범에는 전작인 "Gee",에 비해서 반복적인 후크의 멜로디가 약하게 들린다. 이는 이전의 밝고 경쾌한 이미지의 곡들과는 달리 묵직하고 강한 비트의 전자음이 강조되어 지금의 섹슈얼한 이미지와 어울린다.  

아이돌이라는 상품은 물리적인 상품과는 달리 상품 그자체가 소모되지 않는다. 단지 대중이라는 소비자는 그들의 이미지를 소비하면서 익숙함과 지겨움이라는 느낌을 통해서 수요가 점점 줄어들 뿐이다. 대중의 입맛에 맞는 이미지를 구사할때 소녀시대라는 상품은 가치가 있는 것이다. 그런점에서 이번 미니앨범에 대한 SM의 전략은 놀랍다. 기존의 고객 로열티가 높은 소녀시대의 팬은 분명히 이 앨범에 열광할것이다. 그들은 아무리 쓰레기 앨범을 들고 목불인견의 컨셉을 들고 와도 소녀시대를 지지하는 측면이 강하니까 말이다. 그렇다면 그들의 팬을 제외한 일반적인 대중들의 경우에는 다른 아이돌 걸그룹에 비해서 대중의 접근성이 높은 소녀시대에 대해서 여전히 긍정적으로 소비된다.(남자의 경우에는 말이다) 게다가 섹시한 컨셉의 "소원을 말해봐(Genie)"뿐만이 아니라 "Kissing You"같은 이전의 히트곡의 컨셉을 계승하는 "Etude"가 동시에 방송을 타고 있으니 기존의 소녀시대의 컨셉을 좋아하는 이들도 선호할 가능성이 높으며 기존의 이미지에 덪대어진 섹시는 새로운 수요를 창출할 가능성이 높다. 즉 기존의 소녀 이미지를 선호하지 않던 대중에게는 새로운 이미지로 다가갈 구실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이미지는 소모된다. 아니 소비자는 이미지를 스스로 소모한다. 기획사는 아이돌에게 기존의 이미지를 단단하게 구축해놓고 여러가지 새로운 이미지를 창출해내야 한다. 그래야 대중들은 만족한다.
저작자 표시
Posted by 레디즈

저작자 표시
Posted by 레디즈